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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海影別監無想雜錄] 못다핀 독수리의 날개-이탈리아 왕국 해군 항공모함 아퀼라 호
제2차 세계대전 당시의 이탈리아 해군 Regia Marina는 여러가지 문제점을 안고 있었습니다. 석유를 영국에 의존하던 체계에서 갑자기 (뭇솔리니가 거의 독단+ 즉흥적으로?) 개전하게 됨으로써 연료수급문제에 시달리고 있었습니다. 그 외에도 항공 세력 면에서도 뒤쳐진 상태였습니다. 이탈리아는 일찍부터 항공기 분야에 뛰어들었고, 제법 좋은 성과를 내었지만, 집중되지 못한 투자로 인하여 이 회사 저 기종을 동시에 생산 배치하는 등 어이없는 정-경유착의 결과를 여실히 보여줍니다.
이런 와중에 뭇솔리니는 삼국방공동맹에 충분한 시간을 둔 사전 예고없이 이루어진 히틀러의 폴란드 침공으로 발발한 제2차 세계대전에 자신도 (물론 개인만이 아닌 이탈리아--;) 뛰어들기로 했지요. 그 결과는 비참했습니다.
프랑스가 일찍 항복하지 않았다면, 남프랑스를 공격한 이탈리아 군은 되려 프랑스군의 역공으로 국경선 뒤로 후퇴할 뻔 했고, 브리튼 전투에 참가하기 위해 편성해서 보낸 전투기 부대는 숱한 비전투/전투손실과 함께 전공없이 되돌아 왔으니까요. 그 외에도 알바니아를 통해 그리스를 찝쩍거리다가 된통 깨져서 결국 독일이 발칸반도 끝까지 개입하게 되는 등 이래저래 사고를 치고 다닙니다.
이탈리아 해군은 이 시기 상당한 전력을 보유하고 있었기 때문에, 처칠은 이탈리아가 독일 편을 들어서 추축국으로 참전할까봐 많이 우려했다고 합니다. (독일이랑 맞상대하기도 벅찬 마당에 지중해를 두고 이탈리아와 싸우게 된다면 전력이 분산될 테니까요)
농담을 좋아하는 윈스턴 처칠 이 양반은 “걔내들이 그쪽이랑 같이 싸울만 해! 지난번엔 우리랑 같은 편이었잖아.” 라고도 했다는 후담이 있긴 합니다만, 이건 주로 이탈리아 군의 무능함을 비웃는 소재로 쓰여서 정확한지 여부는 알 수 없습니다.
어쨌든 이탈리아 해군은 ‘Conte di Cavour급 3척, ‘Andrea Doria’급 2척 그리고 4만5천톤급의 거대한 신형 고속전함 ‘Littorio급 4척을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단, Littorio 급중 일부는 전쟁 초기엔 진수-취역준비 중이었음) 최소한 전함 전력만으로는 영국의 지중해 함대를 깨뜨리고도 남을 만 했습니다. 영국은 지중해에 함대 전력을 모아둘 수는 없었고, 독일과 직면하는 본국함대를 주력으로 하고, 나머지 함대전력은 분산되어 있었죠.
이러한, 개전을 맞이한 이탈리아 해군에 결여된 몇가지를 들자면,
1. 해군 지휘관들의 전투의지
2. 충분한 연료와 부품
3. (야간전에서 특히 유용한) 레이더
등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것들 보다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바로 ‘항공지원’이었습니다.
뭇솔리니는 ‘이탈리아 불침 항모론’을 주장하면서, ‘이탈리아는 그 자체로 지중해 상에 떠있는 거대한 항공모함’(=이탈리아 해군엔 항모 필요없음!) 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항공모함의 가장 큰 특성은 단지 항공기를 이착함 시킨다는 데 있는 게 아니라, ‘움직인다’ 라는 거지요. 이탈리아 반도나 부속도서가 급속한 지각변동으로 움직일리는 없으니, 결국 고정된 지상항공기 발진 기지일 뿐이었습니다.
또한 이들 항공전력은 해군에 속해 있는 것이 아니라, 공군에 속해 있었습니다. 해군은 필요할 경우 공군에 지원요청을 하고, 이를 통해 에어커버 등을 제공받는 거였죠. (이탈리아는 일찍부터 공군이 독립된 상황)
양측간의 손발이 잘 맞았다면 그나마 나았을지 모르지만, 제대로 손발이 맞아준 적이 거의 없었던 것 같습니다. 영국 해군의 (구닥다리) 소드피쉬 복엽 뇌격기가 이탈리아 해군 기지를 난장판으로 만들어 버리고, 영국함대가 제노바 항구에 포격까지 하였지만, 이탈리아 공군이 이를 제대로 막진 못했으니까요.
연안에서도 문제지만, 한 발짝 더 나아가서 작전할 경우엔 더 큰 문제가 발생하게 됩니다. 바로 항속거리였죠. 이탈리아 공군(이 정말이지 열심히 해군을 지켜준다고 해도) 전투기의 전투행동반경 범위를 벗어나는 곳에서 이탈리아 함대가 작전하다간 영국 지중해 함대에게 깨질 위험성이 컸습니다. (실제로 그렇기도 했구요)
따라서 이탈리아해군 일부 소극적인 작전 이외에는 영국 해군에 대해서 전면적으로 대항하는 대규모 작전을 거의 펼치지 못했습니다. (특수부대원들이 알렉산드리아 항에서 영국 전함에 구멍을 내기도 했고, 이탈리아 잠수함들도 제법 활약을 합니다만 주력함대는 크게 움직일 수는 없었습니다.)
이탈리아 해군도 뒤늦게 항공모함의 필요성을 절감하고는 항모 건조에 돌입합니다. 그러나 완전히 새로 만들려면 시간도 비용도 자재도 없었기 때문에 흔히 하는 방법을 썼습니다. 바로 대양여객수송선(Ocean Liner)을 항공모함으로 개장하는 것이었습니다.
(참고로 영국 최초의 항모 Argus도 1차대전 당시 이탈리아의 오션라이너로 주문된 걸 제작도중에 변경해서 완성했었죠)
이 대상으로 간택(?)된 배는 대양여객수송선이었던 Roma 호였습니다. 그러나 그 이름을 그대로 쓰지는 못했던 것이, 리토리오급 전함으로 Roma가 건조 중이었기 때문입니다. (한 해군에 같은 이름의 함선이 있으면 곤란하죠. 헷갈리니) ‘독수리’라는 뜻을 가진 Aquila 라는 함명을 부여받게 됩니다. 취소된 두 척의 카피타니 로마니 급 경순양함의 추진장치를 떼어다가 붙이고 독일에서 캐터펄트를 가져와서 달았고, 211.6미터X25.2미터의 널찍한 항공갑판을 얹었습니다.
탑재기로는 Reggiane Re.2001 전투기(일부 야간전투기/전투폭격기 등의 버젼도 있음) 66기가 탑재될 예정이었습니다. 전투기와 전폭기에 All-in 하다시피 하는 것은 좀 특이한 선택이긴 합니다만, 이탈리아 해군의 가장 큰 근심거리는 영국 지중해 함대의 항공기 (그 중에서 특히 항공모함에서 발진한 뇌격기, 폭격기, 전투기)였기 때문에, 어떻게든 에어커버를 제대로 제공하는 게 시급했기 때문이었던 것으로 추측합니다.
(단, 탑재 기수와 관련해서 영국 항공모함들은 모든 함재기를 원칙적으로 격납고에 배치하고 발진시에만 올리는 반면, 미국 항공모함들은 일정 수 이상을 항시 항공갑판에 배치하는 방식이었다고 하는데, 이탈리아측은 어느쪽인지 확실하지 않습니다.
추가:찾아보니, 날개가 안접히는 형태의 Re.2001을 51기 배치할 때, 41기를 격납고에 10기를 갑판끝에 배치한다는 계획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날개가 접히는 형태라면 더 많은 기체가 탑재할 수 있었는데, 실제로 만들어지진 않았답니다. 항모형으로 개조 완료된 것은 10기 뿐....)
제원
23,500 기준배수톤, 27,800 만재 배수톤
전장 235.5미터, 전폭 30미터, 흘수 7.3미터
8개의 보일러와 4기의 터빈으로 4축 추진 (15만1천마력)
속력: 최대 30노트, 18노트로 항속 5,500해리
승무원 1420명(107명의 장교포함)
무장: 135밀리 45구경장 포 도합8문
65밀리 64구경장 총 도합12문, 20밀리 65구경장 총 132문
(이 둘은 단장이 아니라 연장일 듯 싶은데…몇연장으로 어떻게 배치될 계획이었는지 알 수 없군요.
20밀리 포-기관포?-는 최소 2연장, 또는 4연장?일 듯 싶은데 말입니다.)
함재기: 최대 66기 Reggiane Re.2001 Falco 2 전투기(전폭기형 CB과 야간전투기형 CN도 있었음)
(최대 탑재기 숫자는 제각각이라서, 51~53기라고 보는 자료도 있음, 현실적으로는 53기쪽이 더 실제에 가까웠을 듯도)
갑판 장갑: 최대 80밀리
그러나 41년에 착수한 배는 43년 거의 완성단계에 이른 상태에서 이탈리아가 연합국에 항복하게 됨에 따라 건조작업이 정지하게 되었으며 50년대 중반에 스크랩 처리됩니다.
(따라서 실제론 한번도 작전해 보지 못한 함이죠. 완성조차 못했으니)
작전에 참가해본 적도 없고, 심지어 취역조차 못했던 함에 대해서 이러쿵 저러쿵 하는 것은 그다지 정확하지도 않긴 합니다만, 영국해군의 장갑항모 일러스트리어스 급에야 못미치긴 하지만, 상선에서 개조된 정규항모 치고는 제법 괜찮은 성능의 함이 아니었나 합니다. 함재기도 그 정도라면, 시-허리케인 정도와는 교전이 가능했을 듯 싶고 말입니다.
(그런데 이미 그 시기엔 영국에선 시-파이어, 콜세어 등을 배치했을테니 아무래도 이들을 상대하기엔 버겁겠지요--; 후속기인 Re.2005 Sagittario라면 시파이어급과는 ‘제한적이나마’ 맞상대라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공군형조차 37기 밖에 생산을 못한 기체라서 )
참 특이한 것은 이탈리아 자체가 항공전력의 중요성에 대해서 일찍 부터 인지한 나라였다는 것입니다. 전략폭격이론의 선구자 두헤를 낳은 나라였고, 이탈리아 해군 자체도 1차대전 직후에 (23년) 수상기 모함(Giuseppe Miraglia)을 제작해본 경험이 있었으니 말입니다.
그러나 이탈리아 공군은 전략폭격이론을 실행할 충분한 성능의 충분한 숫자의 폭격기를 보유해본 적이 없으며, 도리어 제 생각에는 그렇게 일찍 공군이 (주로 기존 육군항공대를 기반으로) 독립한 나라에서는 해군항공대가 공군의 입지 문제 때문에 충분히 편성되지 못하는 문제가 있었던 게 아닌가 하는 역설적인 문제가 있었던 게 아닌가 합니다.
이건 군내부의 알력 등과 관련된 것이긴 합니다만, 영국 해군 항공대가 FAA로 다시 돌아올 때까지 충분한 항공전력 개발이 늦춰졌던 점(하긴 그건 영국 공군도 그렇긴 했었습니다만--;;), 독일 해군 항공모함 두 척이 완성직전 상태에서 함재항공부대 지휘권 문제로 결국 좌초된 점 (최소한 Bf-109T가 발함 훈련을 할 정도였고 두자릿수의 해군형 Bf-109가 만들어 졌다면, 이미 준비는 되었다고 봐야 할 텐데 말입니다--;;) 등을 보면, 역시 공군이 일찍 독립되었다고 해서 꼭 좋은 것(항공전력의 중요성을 깨달았다는 의미에서) 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드는 군요.
그리고 육지에서 발진하는 공군 항공대가 (2차대전이 아니라, 현대에서도) 공중급유를 받아가면서 원거리에서 작전 중인 해군 함대에 지속적으로 항공지원을 해주는 것은 전례가 있는지 의심스럽고, (기술적으로 가능할런지는 모르겠지만) 실효성이 있는지 여부도 상당히 의문입니다. 일단 작전 지역까지 갔다 오는데 만해도 상당한 시간이 잡아 먹히니 (동일한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선) 함대와 같이 행동하는 항공모함에 비해 더 많은 항공기가 항시 대기 상태에 있어야 되고 또한 계속 가혹한 로테이션을 돌려야 하는 문제가 발생하니까요.
조종사는 기계가 아니니, 그러한 작전에 투입시에 신체적인 문제에 봉착하기도하구요.
그렇다고 공군이 그 작전만 수행하면 되는 상황이라면 모르겠습니다만, 대개의 경우엔 수행해야만 할 다른 작전도 있기 때문에, 항공기지에서 멀리 떨어진 함대에 에어커버를 제공해 주긴 어렵겠죠.
(아니면 아예 공군 작전 범위 안에서만 함대-특히 수상함대-가 활동하게 되어서 공군의 작전능력에 묶이게 되는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또 한가지는 전쟁에 대해 무지한 영도자의 판단 때문에, 나라 전체가 송두리째 고난을 겪게 된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단순히 군대만이 아닌 국민 전체에 해당되는 것이겠지요. 뭇솔리니가 만약 중립을 선택했다면....제2차 세계대전은 약간은 다른 모양새로 굴러갔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특히 준비되지 않은 상태임에도 외양과 숫자만으로 훝어본 나머지, ‘충분한 전쟁준비가 이미 된 상태’라고 오판한 경우엔 무서운 결과를 초래하겠죠. 원자재 등에서 해외 의존도가 극도로 높은 상태에선 더더구나 말입니다.
아퀼라는 그런 상황에서 뒤집기 위해 급히 준비된 항모였지만, 다행인지 불행인지 투입되지 않았고, 이탈리아는 연합국 편으로 줄을 바꿔타고 ‘어쨌든 승전국’이 되었습니다.
뱀발: 아퀼라 혼자만 만들어 진 것은 아니고, 좀더 작은 오션 라이너가 호위항모로 준비되었다고 합니다. (왠지 그라프 제펠린- 자이들리츠가...) Sparviero 라는 이 항모에 대해선 그런데 자료를 찾기가 어렵군요. 이 간택된 오션라이너는 함대 항공모함인 아퀼라의 시녀역할을 하게 될 예정이었을까요?
뱀발2: 허나 이미 때늦은 준비였기 때문에 설령 완성되었다고 해도, 그 사이에 충분한 조종사들이 어렵기로 소문난 항모갑판 이착함 훈련을 이수해서 항모로 옮겨탈 수 있었을지는 좀 의문이 남습니다. 전간기에 미리 항모 준비를 안해둔 + 안해둔 채 전쟁에 끼어든 댓가를 톡톡히 치르는 것이었지요. 아마 전쟁 끼어들 땐 대서양건너편 미국이 뛰어들고, 전쟁 양상이 처음 예상과 달리 추축국이 밀리는 상황으로 갈거라곤 생각하지 않았겠죠?
미완성으로 끝난 항공모함 Aquila
제2차 세계대전 당시의 이탈리아 해군 Regia Marina는 여러가지 문제점을 안고 있었습니다. 석유를 영국에 의존하던 체계에서 갑자기 (뭇솔리니가 거의 독단+ 즉흥적으로?) 개전하게 됨으로써 연료수급문제에 시달리고 있었습니다. 그 외에도 항공 세력 면에서도 뒤쳐진 상태였습니다. 이탈리아는 일찍부터 항공기 분야에 뛰어들었고, 제법 좋은 성과를 내었지만, 집중되지 못한 투자로 인하여 이 회사 저 기종을 동시에 생산 배치하는 등 어이없는 정-경유착의 결과를 여실히 보여줍니다.
이런 와중에 뭇솔리니는 삼국방공동맹에 충분한 시간을 둔 사전 예고없이 이루어진 히틀러의 폴란드 침공으로 발발한 제2차 세계대전에 자신도 (물론 개인만이 아닌 이탈리아--;) 뛰어들기로 했지요. 그 결과는 비참했습니다.
프랑스가 일찍 항복하지 않았다면, 남프랑스를 공격한 이탈리아 군은 되려 프랑스군의 역공으로 국경선 뒤로 후퇴할 뻔 했고, 브리튼 전투에 참가하기 위해 편성해서 보낸 전투기 부대는 숱한 비전투/전투손실과 함께 전공없이 되돌아 왔으니까요. 그 외에도 알바니아를 통해 그리스를 찝쩍거리다가 된통 깨져서 결국 독일이 발칸반도 끝까지 개입하게 되는 등 이래저래 사고를 치고 다닙니다.
이탈리아 해군은 이 시기 상당한 전력을 보유하고 있었기 때문에, 처칠은 이탈리아가 독일 편을 들어서 추축국으로 참전할까봐 많이 우려했다고 합니다. (독일이랑 맞상대하기도 벅찬 마당에 지중해를 두고 이탈리아와 싸우게 된다면 전력이 분산될 테니까요)
농담을 좋아하는 윈스턴 처칠 이 양반은 “걔내들이 그쪽이랑 같이 싸울만 해! 지난번엔 우리랑 같은 편이었잖아.” 라고도 했다는 후담이 있긴 합니다만, 이건 주로 이탈리아 군의 무능함을 비웃는 소재로 쓰여서 정확한지 여부는 알 수 없습니다.
어쨌든 이탈리아 해군은 ‘Conte di Cavour급 3척, ‘Andrea Doria’급 2척 그리고 4만5천톤급의 거대한 신형 고속전함 ‘Littorio급 4척을 보유하고 있었습니다. (단, Littorio 급중 일부는 전쟁 초기엔 진수-취역준비 중이었음) 최소한 전함 전력만으로는 영국의 지중해 함대를 깨뜨리고도 남을 만 했습니다. 영국은 지중해에 함대 전력을 모아둘 수는 없었고, 독일과 직면하는 본국함대를 주력으로 하고, 나머지 함대전력은 분산되어 있었죠.
이러한, 개전을 맞이한 이탈리아 해군에 결여된 몇가지를 들자면,
1. 해군 지휘관들의 전투의지
2. 충분한 연료와 부품
3. (야간전에서 특히 유용한) 레이더
등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그것들 보다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바로 ‘항공지원’이었습니다.
뭇솔리니는 ‘이탈리아 불침 항모론’을 주장하면서, ‘이탈리아는 그 자체로 지중해 상에 떠있는 거대한 항공모함’(=이탈리아 해군엔 항모 필요없음!) 이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항공모함의 가장 큰 특성은 단지 항공기를 이착함 시킨다는 데 있는 게 아니라, ‘움직인다’ 라는 거지요. 이탈리아 반도나 부속도서가 급속한 지각변동으로 움직일리는 없으니, 결국 고정된 지상항공기 발진 기지일 뿐이었습니다.
또한 이들 항공전력은 해군에 속해 있는 것이 아니라, 공군에 속해 있었습니다. 해군은 필요할 경우 공군에 지원요청을 하고, 이를 통해 에어커버 등을 제공받는 거였죠. (이탈리아는 일찍부터 공군이 독립된 상황)
양측간의 손발이 잘 맞았다면 그나마 나았을지 모르지만, 제대로 손발이 맞아준 적이 거의 없었던 것 같습니다. 영국 해군의 (구닥다리) 소드피쉬 복엽 뇌격기가 이탈리아 해군 기지를 난장판으로 만들어 버리고, 영국함대가 제노바 항구에 포격까지 하였지만, 이탈리아 공군이 이를 제대로 막진 못했으니까요.
연안에서도 문제지만, 한 발짝 더 나아가서 작전할 경우엔 더 큰 문제가 발생하게 됩니다. 바로 항속거리였죠. 이탈리아 공군(이 정말이지 열심히 해군을 지켜준다고 해도) 전투기의 전투행동반경 범위를 벗어나는 곳에서 이탈리아 함대가 작전하다간 영국 지중해 함대에게 깨질 위험성이 컸습니다. (실제로 그렇기도 했구요)
따라서 이탈리아해군 일부 소극적인 작전 이외에는 영국 해군에 대해서 전면적으로 대항하는 대규모 작전을 거의 펼치지 못했습니다. (특수부대원들이 알렉산드리아 항에서 영국 전함에 구멍을 내기도 했고, 이탈리아 잠수함들도 제법 활약을 합니다만 주력함대는 크게 움직일 수는 없었습니다.)
이탈리아 해군도 뒤늦게 항공모함의 필요성을 절감하고는 항모 건조에 돌입합니다. 그러나 완전히 새로 만들려면 시간도 비용도 자재도 없었기 때문에 흔히 하는 방법을 썼습니다. 바로 대양여객수송선(Ocean Liner)을 항공모함으로 개장하는 것이었습니다.
(참고로 영국 최초의 항모 Argus도 1차대전 당시 이탈리아의 오션라이너로 주문된 걸 제작도중에 변경해서 완성했었죠)
1차대전 당시 항모로 개조되었고, 2차대전 개전당시 예비역이었다가 현역으로 일시 복귀했던 영국 해군 항공모함 HMS Argus
이 대상으로 간택(?)된 배는 대양여객수송선이었던 Roma 호였습니다. 그러나 그 이름을 그대로 쓰지는 못했던 것이, 리토리오급 전함으로 Roma가 건조 중이었기 때문입니다. (한 해군에 같은 이름의 함선이 있으면 곤란하죠. 헷갈리니) ‘독수리’라는 뜻을 가진 Aquila 라는 함명을 부여받게 됩니다. 취소된 두 척의 카피타니 로마니 급 경순양함의 추진장치를 떼어다가 붙이고 독일에서 캐터펄트를 가져와서 달았고, 211.6미터X25.2미터의 널찍한 항공갑판을 얹었습니다.
탑재기로는 Reggiane Re.2001 전투기(일부 야간전투기/전투폭격기 등의 버젼도 있음) 66기가 탑재될 예정이었습니다. 전투기와 전폭기에 All-in 하다시피 하는 것은 좀 특이한 선택이긴 합니다만, 이탈리아 해군의 가장 큰 근심거리는 영국 지중해 함대의 항공기 (그 중에서 특히 항공모함에서 발진한 뇌격기, 폭격기, 전투기)였기 때문에, 어떻게든 에어커버를 제대로 제공하는 게 시급했기 때문이었던 것으로 추측합니다.
(단, 탑재 기수와 관련해서 영국 항공모함들은 모든 함재기를 원칙적으로 격납고에 배치하고 발진시에만 올리는 반면, 미국 항공모함들은 일정 수 이상을 항시 항공갑판에 배치하는 방식이었다고 하는데, 이탈리아측은 어느쪽인지 확실하지 않습니다.
추가:찾아보니, 날개가 안접히는 형태의 Re.2001을 51기 배치할 때, 41기를 격납고에 10기를 갑판끝에 배치한다는 계획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날개가 접히는 형태라면 더 많은 기체가 탑재할 수 있었는데, 실제로 만들어지진 않았답니다. 항모형으로 개조 완료된 것은 10기 뿐....)
제원
23,500 기준배수톤, 27,800 만재 배수톤
전장 235.5미터, 전폭 30미터, 흘수 7.3미터
8개의 보일러와 4기의 터빈으로 4축 추진 (15만1천마력)
속력: 최대 30노트, 18노트로 항속 5,500해리
승무원 1420명(107명의 장교포함)
무장: 135밀리 45구경장 포 도합8문
65밀리 64구경장 총 도합12문, 20밀리 65구경장 총 132문
(이 둘은 단장이 아니라 연장일 듯 싶은데…몇연장으로 어떻게 배치될 계획이었는지 알 수 없군요.
20밀리 포-기관포?-는 최소 2연장, 또는 4연장?일 듯 싶은데 말입니다.)
함재기: 최대 66기 Reggiane Re.2001 Falco 2 전투기(전폭기형 CB과 야간전투기형 CN도 있었음)
(최대 탑재기 숫자는 제각각이라서, 51~53기라고 보는 자료도 있음, 현실적으로는 53기쪽이 더 실제에 가까웠을 듯도)
갑판 장갑: 최대 80밀리
실루엣이 영국해군의 시허리케인과 언듯 닮아보이는(보였다는?)
Reggiane Re.2001 Falco II
Reggiane Re.2001 Falco II
그러나 41년에 착수한 배는 43년 거의 완성단계에 이른 상태에서 이탈리아가 연합국에 항복하게 됨에 따라 건조작업이 정지하게 되었으며 50년대 중반에 스크랩 처리됩니다.
(따라서 실제론 한번도 작전해 보지 못한 함이죠. 완성조차 못했으니)
작전에 참가해본 적도 없고, 심지어 취역조차 못했던 함에 대해서 이러쿵 저러쿵 하는 것은 그다지 정확하지도 않긴 합니다만, 영국해군의 장갑항모 일러스트리어스 급에야 못미치긴 하지만, 상선에서 개조된 정규항모 치고는 제법 괜찮은 성능의 함이 아니었나 합니다. 함재기도 그 정도라면, 시-허리케인 정도와는 교전이 가능했을 듯 싶고 말입니다.
(그런데 이미 그 시기엔 영국에선 시-파이어, 콜세어 등을 배치했을테니 아무래도 이들을 상대하기엔 버겁겠지요--; 후속기인 Re.2005 Sagittario라면 시파이어급과는 ‘제한적이나마’ 맞상대라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공군형조차 37기 밖에 생산을 못한 기체라서 )
Reggiane Re. 2005 Sagittario
참 특이한 것은 이탈리아 자체가 항공전력의 중요성에 대해서 일찍 부터 인지한 나라였다는 것입니다. 전략폭격이론의 선구자 두헤를 낳은 나라였고, 이탈리아 해군 자체도 1차대전 직후에 (23년) 수상기 모함(Giuseppe Miraglia)을 제작해본 경험이 있었으니 말입니다.
그러나 이탈리아 공군은 전략폭격이론을 실행할 충분한 성능의 충분한 숫자의 폭격기를 보유해본 적이 없으며, 도리어 제 생각에는 그렇게 일찍 공군이 (주로 기존 육군항공대를 기반으로) 독립한 나라에서는 해군항공대가 공군의 입지 문제 때문에 충분히 편성되지 못하는 문제가 있었던 게 아닌가 하는 역설적인 문제가 있었던 게 아닌가 합니다.
이건 군내부의 알력 등과 관련된 것이긴 합니다만, 영국 해군 항공대가 FAA로 다시 돌아올 때까지 충분한 항공전력 개발이 늦춰졌던 점(하긴 그건 영국 공군도 그렇긴 했었습니다만--;;), 독일 해군 항공모함 두 척이 완성직전 상태에서 함재항공부대 지휘권 문제로 결국 좌초된 점 (최소한 Bf-109T가 발함 훈련을 할 정도였고 두자릿수의 해군형 Bf-109가 만들어 졌다면, 이미 준비는 되었다고 봐야 할 텐데 말입니다--;;) 등을 보면, 역시 공군이 일찍 독립되었다고 해서 꼭 좋은 것(항공전력의 중요성을 깨달았다는 의미에서) 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드는 군요.
그리고 육지에서 발진하는 공군 항공대가 (2차대전이 아니라, 현대에서도) 공중급유를 받아가면서 원거리에서 작전 중인 해군 함대에 지속적으로 항공지원을 해주는 것은 전례가 있는지 의심스럽고, (기술적으로 가능할런지는 모르겠지만) 실효성이 있는지 여부도 상당히 의문입니다. 일단 작전 지역까지 갔다 오는데 만해도 상당한 시간이 잡아 먹히니 (동일한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선) 함대와 같이 행동하는 항공모함에 비해 더 많은 항공기가 항시 대기 상태에 있어야 되고 또한 계속 가혹한 로테이션을 돌려야 하는 문제가 발생하니까요.
조종사는 기계가 아니니, 그러한 작전에 투입시에 신체적인 문제에 봉착하기도하구요.
그렇다고 공군이 그 작전만 수행하면 되는 상황이라면 모르겠습니다만, 대개의 경우엔 수행해야만 할 다른 작전도 있기 때문에, 항공기지에서 멀리 떨어진 함대에 에어커버를 제공해 주긴 어렵겠죠.
(아니면 아예 공군 작전 범위 안에서만 함대-특히 수상함대-가 활동하게 되어서 공군의 작전능력에 묶이게 되는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또 한가지는 전쟁에 대해 무지한 영도자의 판단 때문에, 나라 전체가 송두리째 고난을 겪게 된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단순히 군대만이 아닌 국민 전체에 해당되는 것이겠지요. 뭇솔리니가 만약 중립을 선택했다면....제2차 세계대전은 약간은 다른 모양새로 굴러갔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특히 준비되지 않은 상태임에도 외양과 숫자만으로 훝어본 나머지, ‘충분한 전쟁준비가 이미 된 상태’라고 오판한 경우엔 무서운 결과를 초래하겠죠. 원자재 등에서 해외 의존도가 극도로 높은 상태에선 더더구나 말입니다.
아퀼라는 그런 상황에서 뒤집기 위해 급히 준비된 항모였지만, 다행인지 불행인지 투입되지 않았고, 이탈리아는 연합국 편으로 줄을 바꿔타고 ‘어쨌든 승전국’이 되었습니다.
뱀발: 아퀼라 혼자만 만들어 진 것은 아니고, 좀더 작은 오션 라이너가 호위항모로 준비되었다고 합니다. (왠지 그라프 제펠린- 자이들리츠가...) Sparviero 라는 이 항모에 대해선 그런데 자료를 찾기가 어렵군요. 이 간택된 오션라이너는 함대 항공모함인 아퀼라의 시녀역할을 하게 될 예정이었을까요?
뒤늦게 찾은 Sparviero 호의 약간 특이한 디자인, 원래는 SS Roma호의 자매선인 MS Auguatus호를 개장.
뱀발2: 허나 이미 때늦은 준비였기 때문에 설령 완성되었다고 해도, 그 사이에 충분한 조종사들이 어렵기로 소문난 항모갑판 이착함 훈련을 이수해서 항모로 옮겨탈 수 있었을지는 좀 의문이 남습니다. 전간기에 미리 항모 준비를 안해둔 + 안해둔 채 전쟁에 끼어든 댓가를 톡톡히 치르는 것이었지요. 아마 전쟁 끼어들 땐 대서양건너편 미국이 뛰어들고, 전쟁 양상이 처음 예상과 달리 추축국이 밀리는 상황으로 갈거라곤 생각하지 않았겠죠?
Aquila호의 3면도
그러게, 군사사로만 보자면 천하의 개소리가 따로없는
이탈리아군 안습전설같은 시덥지도 아니한
일본군시러운 뻘글이 진실인양 돌아다니는 건
순 무대리 책임 'ㅅ'
이탈리아군 안습전설같은 시덥지도 아니한
일본군시러운 뻘글이 진실인양 돌아다니는 건
순 무대리 책임 'ㅅ'
암튼, 이제 프라모델쪽으로 넘어가자면....
● 일단 복제 자체는 잘됬고, 뜨기도 쉬운 형태인데, 입수년도가 문제임. 이탈리아 항복 전까지 잡으면 너무 늦고....(...)
● 설정+구조상으론 상당히 쓸만하니, 레이더나 몇개 붙여주고, CIWS 컴포넌트만 붙여주면 될덧. 그당시 독일해군 수준이 좀 그렇고 그러니, 쨉스 항모 뺏어오고 난 이후처럼 풀로 업글할 필요는 없고...물론, 공통과정 중의 필수인 함교 현대화 및 전자화, 그리고 프로토콜 설치는 필수ㅇㅇ
● 함재기를 뭘로 하느냐가 그런데, 고증으로 따지면 저 본문의 이탈리아군 뱅기가 적절하겠지만, 보나마나 어려울테니, 예전에 멋모르고 미국으로 수송하다가 개발살난 1:850짜리 그라프 제펠린의 함재기인 Ju-87과 Bf-109,가 소량 남아있으니, 그걸로 디오라마를 짜봐야겠음ㅇㅇ
● 곰곰히 생각해보니, 강습상륙함화나 병원함+난민구조함이나 이름을 안지었...(...)
● 설정+구조상으론 상당히 쓸만하니, 레이더나 몇개 붙여주고, CIWS 컴포넌트만 붙여주면 될덧. 그당시 독일해군 수준이 좀 그렇고 그러니, 쨉스 항모 뺏어오고 난 이후처럼 풀로 업글할 필요는 없고...물론, 공통과정 중의 필수인 함교 현대화 및 전자화, 그리고 프로토콜 설치는 필수ㅇㅇ
● 함재기를 뭘로 하느냐가 그런데, 고증으로 따지면 저 본문의 이탈리아군 뱅기가 적절하겠지만, 보나마나 어려울테니, 예전에 멋모르고 미국으로 수송하다가 개발살난 1:850짜리 그라프 제펠린의 함재기인 Ju-87과 Bf-109,가 소량 남아있으니, 그걸로 디오라마를 짜봐야겠음ㅇㅇ
● 곰곰히 생각해보니, 강습상륙함화나 병원함+난민구조함이나 이름을 안지었...(...)
여기서 더 생각나는 게 있으신 분은 추가바랍니다 'ㅅ'///
※씨바...이태리어는 뭐 알아먹을 수가 있어야지...;ㅅ;
tag : 군사사, 2차대전사, 고증자료, 해전사, 이탈리아군, 항공모함, 자료조사, 1:2400_프라모델